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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 가능한 아동 죽음, 더 이상 반복 안돼”… 세이브더칠드런, 아동사망검토제도 도입 위한 입법토론회 개최
2026.04.13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국회의원 장종태, 법무법인(유) 율촌, 사단법인 온율과 함께 1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아동사망 예방을 위한 아동사망검토제도 도입 입법토론회’를 개최하고, 반복되는 아동 사망을 줄이기 위한 제도적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아동(0~19세) 사망자는 1,635명으로, 최근 5년간 감소 추세를 보였으나 아동 인구 감소를 고려한 사망률은 10만 명당 약 20명 수준으로 정체되어 있다. 특히 아동 사망 원인 중 상당수가 사고·자살 등 외부 요인에 의한 사망으로 나타나 예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정부에서 진행중인 아동학대 의심 사망조사만으로는 아동 사망 전반을 포괄하기에 한계가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아동 사망 사례를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법∙제도 개선으로 연결하는 아동사망검토제도의 도입 필요성과 입법 방안을 주요 주제로 다뤘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법무법인(유) 율촌의 장세인 변호사는 아동 사망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사회적 공분과 함께 대책 논의가 이뤄지나, 대부분 일시적 대응에 그치고 근본적 예방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점을 지적했다. 상당수 아동 사망이 예방 가능한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재발방지 정책으로 연결하는 국가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점을 제기하며,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아동사망검토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모든 아동 사망을 검토 대상으로 포함하고, 다기관 협력을 통해 아동 사망의 복합적 원인을 분석하고 예방 정책으로 연결해 반복되는 아동 사망을 줄이기 위한 구조적 대응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고야대학병원 응급의학·집중치료과 누마구치 아츠시 교수는 일본의 아동사망검토제도 도입 과정에 대해 소개하며 정보 공유와 다기관 협력을 강조했다. 일본은 2004년 아동학대방지법 개정을 통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아동학대 사망 조사 책무를 명시했으나, 비학대 사망을 포괄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제기돼 왔으며, 2020년부터 모든 아동 사망을 대상으로 하는 아동사망검토(CDR)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일본 소아과학회는 연간 전체 아동사망의 25%인 약 800명 이상이 적절한 개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후생노동성 기준 학대∙방임 관련 사망은 약 1.5%로 알려져 있으나, 아동사망검토 시범사업 데이터에서는 약 10%로 추정된다. 이는 공식 통계보다 훨씬 높은 수치로, 학대 관련 사망이 일부 은폐되거나 간과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누마구치 교수는 “일본은 다양한 기관이 참여해 아동 사망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예방책을 도출하고 있으나, 개인정보 보호와 수사 정보 접근 제한 등으로 인해 기관 간 정보 공유가 어려운 한계도 존재한다”며, “한국이 제도를 도입할 때 이러한 운영상의 한계를 충분히 고려해 제도 설계를 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일본 국립성육의료연구센터 보건정책부 다케하라 켄지 부장은 아동사망검토제의 핵심은 분석 결과를 실제 예방 정책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동이 익수 사고로 사망한 경우를 예로 들며 “수영 금지 표지판 설치, 생존수영 교육 강화, 안전 자료 배포, 구명조끼 지원 등 다양한 예방 대책 도출이 가능하다. 이 과정은 단일 사고를 넘어 유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정책 수단을 마련하는 것이다”며, “특히 여러 지역에서 제도를 시행했을 때 유사 사고 유형과 예방 대책이 반복적으로 도출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아동 사망사고가 개별적인 것이 아닌, 구조적으로 반복되는 문제임을 보여준다”며 장기적 시스템을 통해 사회 전반의 안전 수준을 높일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상균 교수가 좌장을 맡고 이세원 강원대학교 교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검사과 정규희 연구원, 중앙일보 이영근 기자, 행정안전부 안전개선과 유지선 과장, 보건복지부 아동학대대응과 모두순 과장이 참여해 아동 사망 예방을 위한 제도 도입 필요성과 제도 설계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정책적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아동사망검토제도 도입을 위해 전수 기반 검토와 체계적 분석을 통한 예방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규희 연구원은 “국과수는 2015년부터 아동사망검토 시스템(NFS-CDRS)을 구축∙운영하며 사례를 축적해 왔고, 이를 통해 겉으로는 사고나 질병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반복된 방임과 치료 접근 실패, 보호 공백, 위험신호 누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사례들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점에서 아동사망검토제도는 단순한 집계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데이터 기반의 정밀 분석과 제도적 기반을 함께 갖춰야 국가적 예방체계로 작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정태영 총장은 “아동의 죽음을 되짚는 일은 고통스럽지만, 그 원인을 철저히 검토해 또 다른 비극을 막는 것은 우리 사회가 반드시 감당해야 할 책임이다”며, “오늘의 논의가 토론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아동의 생명이 존엄하게 지켜지는 사회로 나아가는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