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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3살이에요. 아직 어리지만 결혼했어요. 아버지가 저를 강간이나 성폭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결혼시키셨어요.”
- 마하(가명), 요르단 자타리 난민캠프 거주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 내전으로 10만 명이 넘는 아이들이 죽고 수백만 명의 아이들이 정든 땅을 떠나 피난 생황을 하고 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전쟁의 피해가 또 있습니다. 바로 조혼의 증가입니다.
전쟁 이전에도 조혼은 있었지만(2011년 기준 18세 미만 시리아 여자 아이 중 13%가 결혼) 그 비율이 내전 이후 계속 늘고 있습니다. 요르단에서 결혼하는 시리아 난민 중 18세 미만 여자 아이의 비율은 2011년 12%에서 2012년 18%, 2013년 25%로 증가했습니다.
조혼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성폭력에 대한 두려움과 빈곤입니다. 난민캠프 내 강간을 비롯한 성폭력 보고가 많음에 따라 난민 가족이 안전을 위한 방편으로 결혼시키는 것입니다. 부모가 난민이 되면서 가족부양 능력이 줄어 딸을 결혼시키기도 합니다. 시리아 국경을 넘기 위한 지위를 획득하기 위한 방편, 성폭력 이후 가족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가해자와 결혼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로 인한 여자 아이들의 고통은 큽니다. 빈곤 또는 두려움에 쫓겨 당장의 경제적 능력을 보고 결혼을 진행하다 보니 결혼 이후 아이들이 성착취나 성학대에 노출될 위험이 커집니다. 2012년 요르단에서 결혼한 시리아 여자 아이 중 48%가 자신보다 10살 이상 나이가 많은 남성과 결혼 한 것에서 볼 수 있듯, 여자 아이들이 배우자와의 역학 관계에서 취약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러한 우려는 더욱 큽니다. 또한 결혼한 아이들은 남편과 가정을 돌보거나 임신, 육아를 위해 학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실제로 학교를 그만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교육의 기회뿐 아니라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도 박탈되어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결과가 따를 수 있습니다. 또한 조혼과 조혼으로 인한 이른 임신은 아직 신체가 성숙하지 않고 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아이들의 신체 건강과 정서에 큰 위험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에 세이브더칠드런은 국제사회가 여자 아이들을 위한 교육과 가족의 생계지원, 부모와 지역사회 인식개선, 법과 정책 개선을 통해 조혼을 방지하는 데 적극 참여할 것을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