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도 돼, 아영아”

“할머니,
엄마 이름이 뭐예요?”

“엄마 이름은 왜?”

“너무, 너무, 너무… 보고 싶어요…”

“그래, 아영아… 슬플 땐 그렇게 울어”

2017년 10월 2일, 부슬비 내리던 날.
엄마는 아영이(가명·당시 5세)를 할머니 집 앞에 두고 떠났습니다.
벌써 3년이 지났지만, 똑똑히 기억나는 그날.

“비에 젖은 아영이가 집 앞에서 ‘엄마, 엄마’ 악을 쓰면서 오열하더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가지 말라고 우는데 엄마는 모질게 떠나버리고…”

그날 이후,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는 아영이.
여덟 살 아영이의 시간은 그렇게 3년 전에 멈춰버렸습니다.

교문을 나서면 늘 두리번거리는 아영이.
마중 나온 수많은 엄마 사이로 혹시나,
우리 엄마가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까.

“한번은 자려고 누웠는데 뒤에서 조용히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
아영이가 내 휴대폰에 저장된 엄마 사진을 몰래 보면서 울더라고…”

혹여라도 할머니가 자기 울음소리를 들을까.
울음 소리를 들으면 자기보다 더 아파할까.
어두운 방에서 할머니 몰래 숨죽여 흐느끼는 아영이.

아영이네 한 달 수급비는 고작 48만원.
코로나19로 할머니의 식당 아르바이트 일마저 끊기며
어려웠던 생계는 더욱 나락으로 곤두박질쳤습니다.

밀린 방세와 전기요금, 두 사람의 식비.
석 달간 나오는 긴급생계지원금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이번 달이면 그 작은 지원마저 끊깁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낡고 오래된 집.
단열이 안되는 부식된 출입문과 깨진 창문들.

설상가상 폭우로 비가 샌 벽지와 장판에는 곰팡이가 피고
벗겨진 천장과 바닥 틈새로는 벌레와 한기가 들어옵니다.

‘갖고싶다’. ‘사달라’는 아영이의 말에
할머니는 언제나 ‘나중에 사줄게’, ‘다음에 사줄게’     

“거품 나오는 그 장난감을 갖고 싶다는데,
꼭 사주겠다고 벽에까지 적어뒀는데 결국 못 사줬어.
몇만 원 그거, 어떤 사람들한테는 돈도 아닐 텐데…”

누릿한 벽지에 꾹꾹 눌러쓴 장난감 이름
그 이름을 볼 때마다 미어지는 할머니 가슴.

 “나는 가끔 아영이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냥 보고만 있어도 가슴이 아파…”

늘 100점짜리 시험지를 들고 집에 오는 아영이.
그런 아영이의 꿈은 구급대원입니다.
아픈 사람을 가장 빨리 도울 수 있는 구급대원.

“지금은 내가 어려서 할머니가 나를 지켜주지만
나중에 크면 내가 할머니를 지켜줄게요…”

연락이 두절된 아빠와 아이를 두고 떠난 엄마.
좁고 눅눅한 집에 갇힌 아영이의 아픔.
잿빛 천장 아래서 오늘도 악몽에 시달리는 아영이.

아영이와 할머니가 비가 새지 않는 안전한 환경에서
아픈 기억을 잊고 건강히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보내주신 소중한 후원금은 아영이네 이사를 돕고
밀린 공과금과 월세 등 생계를 지원하는데 사용되며
어려운 형편에 처한 다른 조부모 가정을 돕는데 추가로 사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