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57호
막아주는 손으로 보듬는 말로
2021.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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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동학대의 처음은 엉덩이 한 대였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어쩌면 너무 말을 듣지 않는 아이에게 답답한 마음에 소리를 질렀던 때가 시작이었을까요?
보호자가 아동학대 가해자의 80% 이상인 통계의 이면에는 아이를 미워하는 마음보다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숨어 있기도 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체벌과 훈육에 관한 보호자의 생각을 바꾸어 아동학대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고, 아동학대가 발생한 가정에서 다시 학대가 반복되지 않도록 상담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아래 글을 읽어보세요.
당신은 이제 막 새로 취업을 했습니다. 무척 재미있을 것 같은 일입니다. 새롭게 시작하게 될 일이 기대가 됩니다. 업무를 하려면 전에 써 본 적 없는 기구들의 사용법도 배워야 합니다. 최대한 많이 배우고 싶은 마음에 상사에게 이것저것 물어봅니다. 그런데 세 번쯤 질문했을 때 상사가 짜증을 내며 이렇게 말합니다.
“나 바쁜 거 보면 모르겠어요? 방해하지 말고 저쪽에 가 있어요.”


이야기를 읽고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상사의 말에 어떻게 반응할 것 같나요? 한번 생각해보고 이제 다음 이야기를 읽어보세요.

동료 한 명이 당신이 잘 적응하는지 살펴보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궁금했던 것을 몇 가지 질문하자 동료 직원은 상세하게 답을 해줍니다. 그리고 일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더 알려주고, 당신이 일할 때 쓰는 기구에 관한 책도 빌려줍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궁금한 게 있으면 편안하게 언제든 말해요.”

이번엔 어떤 마음이 드시나요? 그 동료와는 어떤 관계가 될까요?

방금 읽은 이야기는 만 3살~5살 아이들이 겪는 상황과 아주 비슷합니다. 아이들은 우리를 귀찮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배우고 이해하기 위해 질문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마치 기술을 배우는 수습생처럼 어른들의 행동을 따라하고 싶어 합니다. 아이들이 자라는 데 꼭 필요한 발달 과정인 것입니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아이 키우기’ 프로그램에서는 이야기를 듣고 아이들의 발달 단계별 특성을 알아봅니다. 그 외에도 장기적인 목표 세우기, 스트레스 반응, 따뜻함과 구조화의 원리, 문제해결방법 등 아이를 때리지 않고 이해하고 존중하는 양육법을 배웁니다.

하지만 조부모가정과 아동학대가 발생한 가정에서는 ‘긍정적으로 아이 키우기’ 교육을 쉽게 이해하거나 적용하기 어려운 지점들이 있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긍정적으로 아이 키우기’ 교육을 할머니, 할아버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조손도손 부모 프로그램’과 아동학대가 발생한 가정의 일반적 특성을 반영한 ‘도담도담 부모 프로그램’으로 개발했습니다. 각 프로그램은 가정위탁지원센터와 복지관,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학대가 반복되지 않도록 이렇게 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양육을 도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