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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권리영화제] 김유리 감독, 김민정 관장 인터뷰 “아이들이 주인공이지만, 어른들이 봤으면”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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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상상 속 이야기이지만 때로 현실보다 더 현실을 잘 말해줍니다. <영하의 바람>도 그렇습니다. 어른들이 결정한 세상 속에서 ‘영하’가 혼자가 되는 시간은 우리 아이들이 처한 현실과 닮았는데요. 무관심과 폭력 속에서 자라가는 아이들은 한겨울 찬바람을 견디는 듯한 모습입니다. <영하의 바람>에서 아이들의 외로운 성장을 잘 담아낸 김유리 감독과, 아동학대 현장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안산시 아동보호전문기관 김민정 관장을 만나 수많은 ‘영하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왼쪽부터) 김민정 관장, 김유리 감독


관장님께서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영하’와 비슷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많이 접하실 텐데요. 영화 보시면서 어떠셨어요?

김민정  |  아동학대 현장에서 아이와 학대행위자를 만나보면 마냥 학대행위자를 미워할 수 없는 상황이 많았어요. 그들 역시 좋은 부모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부모가 되고, 처한 현실과 상황이 어렵다는 점에서 이해가 되는 측면도 있었거든요. 영화를 보면서 현장에서 느꼈던 감정이 생각나서 감독님이 이런 부분을 어떻게 잘 아시는지 궁금했어요. 오늘 시네마 토크에서 직접 감독님을 뵙고 이야기를 나누니까 좋더라고요. 

 

감독님께서는 오늘 시네마 토크 어떠셨나요?

김유리  |  아동권리영화제에서 <영하의 바람>을 상영하고, 이렇게 같이 얘기하는 시간이 있어서 굉장히 반가웠어요. 특정한 주제를 놓고 영화 이야기를 할 기회가 많이 없었거든요. 한편으로는 영화 속 상황을 명료하고 치밀하게 분석하는 점이 조심스럽기도 했어요. 영화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보다 제 생각을 실제로 직접 말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것 같아요. 

 


 영화 <영하의 바람> 포스터


<영하의 바람> 감독으로서 영화의 관람 포인트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김유리  |  영화가 세 개의 시간대로 구성되어있고, 그때마다 아이들 캐스팅이 달라져요.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모습이 바뀌는데, 아이들이 처한 현실은 조금도 변함이 없는 게 좀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시기를 확실히 나누어서 캐스팅에 변화를 줬거든요. 관객분들이 배우 얼굴이 자꾸 변하면 집중하기 어려우실 것 같다는 우려도 있는데요. 이렇게 숨은 의도를 말씀드리면, 조금 더 편하게 영화를 보지 않으실까 싶습니다.


 안산시아동보호전문기관 김민정 관장


관장님께서는 <영하의 바람>에서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셨나요?

김민정  |  여러 상황 속에서 부모들도 최선의 선택을 하겠지만 그 선택의 과정에 아이들이 없어요.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하면서도 아동의 권리를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아요. 영화를 보시는 분들도 아동의 교육권과 선택권을 생각하면서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아동권리영화제에 참여하시는 분들께 <영하의 바람>을 짧게 소개해주세요.

김유리  |  세 문장으로 얘기하면요. 12세 관람가고요. 아이들이 주인공인 영화예요. 그런데 어른들이 더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김민정  |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를 알게 해주는 영화예요. 혼자였던 아이들이 마지막에는 서로 곁에 있어주거든요. 



 영화 <영하의 바람>을 제작한 김유리 감독


<영하의 바람>을 보시는 분들께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김유리  |  스스로 존엄하다고 인식하는 게 태어나는 순간, 혹은 성인이 되는 순간에 저절로 생기는 게 아니잖아요. 건강한 성인으로 사회에 나가기 위해 단순히 보호와 지원만 필요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영화를 찍는 내내 아이들에 대한 존중이 얼마나 절실한지 생각했어요. 이번 영화제와 시네마 토크를 보시면서 아이들이 단순히 약하고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가 아닌, 결정권을 지닌 한 사람으로서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김민정  |  아이들의 생각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 영화를 보면서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보통은 어른들 입장에서 최선의 상황을 생각하고 최선의 선택을 하게 되잖아요. 바쁘게 살아가는 어른들이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아이들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꼭 봐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한국화(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