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도 '어린이날'이 있다는 것 아세요? 바로, 유엔아동권리협약의 채택일(20일)과 세계 아동학대 예방의 날(19일)이에요. 그래서 매년 11월 셋째 주가 되면 구독자님이 거주하는 지자체를 포함해 전 세계가 '아동권리 주간'을 열고 한 해 동안 어린이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었는지 돌아보죠. 구독자님께 소개하고 싶은 특별한 전시 하나가 있는데요. 바로, 귀담아듣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 속 피해 아동의 목소리예요. 아주 작은 목소리여서 귀 기울여야 할거예요. 들을 준비가 되셨다면, 이달의 이야기로 안내합니다.
• 매년 증가하는 피해 : 지난 10년간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으로 사망하거나 생존한 아동은 147명. 2023년에는 23명이 사망해 전년 대비 7명이 증가했어요.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동의 52.3%는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이 차지했어요.
• 가장 극단적인 아동학대 :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의 아이들은 극단적 아동학대의 피해자이자, 끔찍한 비극과 트라우마의 당사자예요. 피해아동의 70%가 9세 이하 아동이었는데, 영유아일수록 구조 요청이 어려워 범죄를 피하기 어려웠다고.
• 공식적 피해 규모는 깜깜 : 보건복지부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집계된 사례는 언론보도나 경찰청에서 취합한 것이에요. 국가 차원의 아동학대 공식통계에 집계되지 않은 범죄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요.
왜 이런 끔찍한 일이?
• 자녀를 소유물로 보는 시선 : 문제는 아동을 하나의 인격체로 보지 않는 사회·문화적 배경에 있어요. 여전히 널리 쓰이는 '동반자살' 표현에도 자녀의 삶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믿는 가부장적인 관점이 읽히죠. 하지만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은 가해자의 잘못된 판단에서 비롯된 아동에 대한 명백한 범죄예요.
• 가정에 떠넘긴 아동의 안녕 :한국은 출생률 최저, 자살률 최고라는 희한한 쌍둥이 조합을 가진 나라예요. 힘들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 수도 OECD 최하위죠. 고립된 가정이 위기에 처할 때 자녀를 부모의 소유물로 보는 인식은 강하게 작동해요.
피해 아동 보호는?
• 실효성 없는 법과 제도 :2021년에 아동학대살해죄가 신설됐지만 대부분 형법상 살해(미수)죄로 판결되고 있어요. 현장조사에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동행하거나, 아동학대 대응체계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죠. 가해자가 사망한 경우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어 범죄통계에도 잡히지 않고요.
• 부실한 사회적 안전망 : 자녀 살해 후 자살 미수 사건의 생존아동은 부처별로 쪼개진 지원 시스템의 사각지대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요. 학대 피해자로 분류되지 못하면 아동보호 시스템 내에서 체계적인 심리 지원을 받기 어렵고, 가해자와 분리할 법적 근거도 부족해요. 결국 피해를 당한 아동은 무관심 속에 잊혀지고 있어요.
1. 세이브더칠드런의 타임라인
"우리는 살해된 아이의 진술을 들을 수 없다. 동반자살은 가해 부모의 언어다. 아이의 언어로 말한다면 이는 피살이다. 법의 언어로 말하더라도 이는 명백한 살인이다." - 울산지방법원 2020. 5. 29. 선고 2019고합365 판결 [살인]
• 아동권리 관점 챙겨🧐 : 세이브더칠드런은 2014년부터 현재까지 '자녀 살해 후 자살' 문제를 수면 위로 올리고, 인식과 정책을 개선하고자 노력해 왔어요. 핵심은 '아동권리'입니다. 아동을 소유물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온전한 생명권의 주체로 인정하고, 정책과 사회적 관심으로 보호권을 지켜야 합니다.
2. 우리 사회의 과제
• 제대로 된 전수조사🔎 : 우리나라의 자녀 살해 후 자살 통계는 걸음마 수준이에요. 미국의 경우 아동사망검토위원회가 있습니다. 경찰, 의사,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작은 생명을 살릴 방법이 없었는지 분석하고 정책에 반영하죠. 독일은 10년간 전수조사를 진행해 위기가정의 경고 신호를 분석하고 활용하고 있어요.
• 아동사망검토제도🏛 : 아동사망의 원인을 찾는 것을 넘어서 국가가 놓친 복지 사각지대와, 비슷한 비극을 막기 위한 방안을 확인하는 제도예요. 아동사망검토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무겁게 인식해 관련 법을 만들고 충분한 예산 지원과 보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해요.
3. 아이의 눈으로 다시보기
• 가장 믿었던 존재의 배신💔 : 세이브더칠드런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자녀 살해 후 자살 범죄 유형에 해당하는 판결문 102건의 기록을 조사하고, 사망 아동 66명과 생존 아동 81명의 이야기를 아동의 시선에서 각색해 풀어냈습니다.
• 작은 손을 잡아줄 시간🤝 : <들리지 않는 아이들의 이야기> 웹페이지를 통해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유엔아동권리협약 제6조에 명시된 것처럼 모든 아동은 고유한 생존의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가 더 관심을 가져야할 때입니다.
가정에 드리운 그림자 속에서도 아이들은 살고자 했습니다. 아이들의 여린 손을 놓아버린 것은 벼랑 끝의 부모지만, 그들을 구조하지 못한 것은 우리 사회가 아닐까요. 이제는 우리가 작은 손을 잡아줄 시간입니다. 자녀 살해 후 자살 피해 아동을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할까요?
구독자님의 생각을 후기로 남겨주세요.
💪 신생아를 살리는 'The Red 선수단' 모집
2007년부터 15년간 진행된 모자뜨기 캠페인으로 신생아을 살린 세이브더칠드런. 이제 더 레드 선수단과 함께 산모와 신생아를 도와요. 구독자님을 더 레드 선수단으로 초대합니다! 자세히 보기
🎨 제네바 선언 100주년 온라인 전시회 오픈
제네바 세계아동권리선언 100주년을 맞아 11월 한 달 동안 온라인 디지털 갤러리를 열었어요. 가장 보호가 필요한 아동의 삶을 만나보고, 재난 속에서 아이들이 직접 경험한 삶을 글, 그림, 인터뷰로 만나보세요! 자세히 보기
🧾 2024 기부금영수증 발급 및 기부장려금 신청
한 해도 변함없이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아동을 구해주신 구독자님, 감사합니다. 정확한 기부금영수증 발급을 위해 정확한 개인정보 등록 췍✅ 기부장려금 신청도 췍췍✅✅ 자세히 보기
세이브더칠드런의 행사와 이벤트 소식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SNS를 지금 팔로우 해주세요.
💌 특수교육실무사로 근무하면서 장애아동과 매일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마다의 속도로 발달을 해 나가는 장애 아이들에게 천편일률적인 기준으로 교육을 제공하기 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되 안전하게 탐색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0 구독자님
💌 보내주신 글을 읽고 나니, 저의 어린 시절보다 많은 부분 개선된 건 사실이지만 한편으론 아직도 갈 길이 멀게 느껴졌어요. 사회의 똑같은 구성원으로 잘 살아가려면 학교에서 배워야 하는데, 교육의 기회와 환경이 잘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 K 구독자님
💌 무장애 통합 시설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시설은 장애인 이용 금지라는 문구는 없지만 장애아가 이용하기에 불편한, 눈치 보이는 시설들이 많습니다. 아동들이 자주 접하는 곳에서부터 장애는 벽이 아님을, 장애아도 나와 같은 존재임을 , 친구임을 자연스레 당연시 여길 수 있는 통합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 N 구독자님
💌 장애아동을 배려하자는 취지는 동의해요. 하지만 배려가 지나쳐 배제가 되거나, 실질적인 참여없이 동원만 되는 경우들이 간혹 있어요. "장애가 있는 친구한테 뭘 해주면 될까?"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그냥 기다려줘요." 때론 단순한 아이들의 입에서 무릎을 탁 치곤 합니다.– D 구독자님
이번 달 뉴스레터는 어떠셨나요?
지난 10월 장애아동의 기회를 가질 권리 특집의 후기를 받고 담당자는 혼자 눈물을 훔쳤어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소외된 어린이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의견을 남겨 주실 줄 몰랐거든요. 우리가 조금 바쁠 뿐이지 무관심하지 않구나 희망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구독자님의 답장을 기다리고 있어요. 좋았거나 아쉬웠던 점을 편하게 남겨주세요. 꼼꼼히 살펴서 매달 더 알찬 뉴스레터로 돌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