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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매’는 없다.
아동학대를 범죄로 규정하고 부모 체벌 금지를 위한 법적 조치 마련하라
- 부모의 아동 체벌 사망 사건에 대한 세이브더칠드런의 입장
2월 21일 인천에서 초등학교 2학년인 김 모군(8)이 부모에게 맞아 숨진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훈육’을 앞세운 부모의 폭력으로 아동이 숨진 사건에 비통함을 금지 못하며, 한국이 과연 문명국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부모가 아동의 버릇을 고쳐놓겠다는 이유로 때리다가 죽음에 이르게 하는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초에도 우는 버릇을 고치겠다며 부모가 아이를 폭행하다 숨지게 하는 등의 사망 사건이 잇따랐다. 그러나 반짝 관심이 쏠린 뒤 곧 잊혔다. 당시 영국에서는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사회 전체가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복지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했다는 보도가 잇따랐으나, 국내에선 별반 달라진 게 없었다. 입법과 사법, 행정을 책임지는 당국이 나서서 우리 사회가 그나마 갖고 있는 보호망의 어디에 문제가 있길래 이런 일이 계속되는지 점검하고 개선하는 게 그토록 어려운가?
이런 사건이 발생하면 우리는 부모를 비난한 뒤 잊어버린다. 비정상적인 사람이 저지른 예외적 사건으로 치부한다. 그러나 부모의 체벌과 학대는 예외적인 일이 아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된 아동 학대 사건의 82%는 부모가 가해자다.
그러나 현행 형법 상 존속살해, 존속상해는 가중처벌의 대상이면서 영아살해를 제외한 아동학대는 범죄로 규정조차 되어 있지 않다. 아동복지법에 학대 금지 조항이 있으나 정의가 모호하며 범죄 요건에 대한 규정이 아니므로, 아동을 학대한 부모가 이 법을 근거로 처벌받지도 않는다.
또한 아동복지법은 아동학대가 의심되면 누구나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군의 사건에서도 이웃들의 증언은 학대 신고로 끔찍한 일을 막을 가능성이 있었다는 걸 짐작하게 한다. 그러나 누구도 신고하지 않았다. 아동학대가 신고해야 하는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더 나아가 부모가 자녀를 때리는 것은 훈육이고 ‘사랑의 매’는 불가피하다는 인식 자체가 사라지지 않는 한, 이와 같은 일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아동이 잘못했을 때 다스리는 소위 ‘사랑의 매’와 폭행치사는 그 본질상 다르지 않다. 많은 연구들은 심각한 폭력이 가벼운 매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사랑의 매’는 무엇보다 사랑하면 폭력을 써도 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준다는 점에서 더욱 악랄하다. 부모의 아동 폭행치사사건이 더 이상 비정상적 부모의 예외적 행동이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 집안에서의 아동 체벌,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정부가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동보호 관련 사회적 시스템의 느슨한 부분을 찾아내어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기를 촉구한다. 아동에 대한 폭력을 형법상 범죄로 규정하고, 부모의 체벌을 법으로 금지하기를 촉구한다. 자식을 키우는 것은 그 집 부모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쉬쉬하지 말고 아동폭력을 적극적으로 신고하도록 대대적 교육에 나서기를 촉구한다. 이번 사건처럼 문명국의 시민임이 부끄러운 일이 더 이상 벌어지지 않도록 모든 제도적 대책 마련에 나서기를 촉구한다.
2013. 2. 21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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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은 30개 회원국이 전 세계 120여 개 사업장에서 아동의 생존, 보호, 발달 및 참여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국적, 종교, 정치적 이념을 초월하여 활동하는 국제아동구호개발 NGO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는 아동권리옹호, 아동보호, 보건의료, 아동교육 및 발달을 지원하고 있으며, 해외개발사업, 긴급구호 및 대북지원사업을 통해 국내외 아동의 삶에 즉각적이며 지속적인 변화를 일으키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