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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후기] 아기가 지낼 수 없는 환경에서 살던 윤슬이를 다시 만났습니다.
국내사업
2025.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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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가 기어 다니는 방, 곰팡이 핀 벽, 비가 새는 지붕과 가장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있다면 아마도 아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태어난 지 8개월 된 윤슬이(가명)가 마주한 세상이 그랬습니다. 에어컨도 없고 난방도 전혀 되지 않는 낡은 주택. 엄마는 집 안에 화장실이 없어 부엌의 비좁은 싱크대에서 윤슬이를 씻겨야 했습니다. 곰팡이 때문인지 벌레 때문인지 윤슬이의 다리는 두드러기로 울긋불긋했습니다. 지적장애가 있는 엄마, 손가락 절단으로 일을 구하기 어려운 외할아버지가 윤슬이에게 더 나은 환경을 마련해주는 건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당장 분유값이 없어 전전긍긍했으니까요. 


8개월 된 윤슬이가 살던 집


이런 윤슬이의 이야기를 듣고 수많은 후원자분들이 마음을 모아주셨습니다. 덕분에 8개월 아기가 넘어가기에는 너무 높은 울타리처럼 보였던 막막한 상황들도 조금씩 해결되기 시작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우선 가장 시급한 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썼습니다. 윤슬이가 사는 지역에는 매물이 잘 나오지 않아, 적극적으로 발품을 판 끝에 할아버지가 사는 집과 쉽게 오가기 좋은, 가까운 집을 구했습니다. 이사한 새집에서 윤슬이를 다시 만났습니다.


16개월이 된 윤슬이. 걷고, 물건을 집고, 우유팩에 빨대를 꽂기도 합니다.


윤슬이는 몰라보게 쑥 커 있었습니다. 엉금엉금 기어 다니던 아기는 어느새 혼자서 걷고 있었습니다. 누가 잡아주지 않아도 가고 싶은 곳으로 뒤뚱거리면서 걸어가는 모습이 귀여워 볼 때마다 웃음이 났습니다. 동요가 나오면 손뼉도 치고 엉덩이를 씰룩거리기도 합니다. 밤에는 그맘때의 아이들처럼 안 자고 더 놀고 싶어한다고 합니다. 윤슬이를 재우는 게 힘들다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엄마의 모습이 여느 집의 모습과 다르지 않아 보였습니다. 


(왼쪽) 벌레에 물려 울긋불긋하던 윤슬이의 피부 (오른쪽) 지원 후 깨끗해진 윤슬이의 피부


윤슬이만큼 윤슬이 집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새로 구한 집은 아이가 바닥에 눕고 벽을 짚어도 안전하고 깨끗한 곳입니다. 윤슬이의 다리를 물던 벌레들과 벽을 덮었던 곰팡이는 찾아볼 수도 없습니다. 자연스레 윤슬이의 피부도 말 그대로 '아기 피부'처럼 깨끗해졌습니다. 방이 아주 넓지는 않지만 에어컨이 있어 여름엔 시원하고 난방이 잘 되어서 겨울엔 따뜻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윤슬이 엄마는 화장실이 제일 마음에 든다고 합니다. 깨끗하기도 하고, 윤슬이를 씻기기에 충분한 공간이라서요.


(왼쪽) 윤슬이가 살던 예전 집의 재래식 화장실. 제대로 된 배수시설이 없어 윤슬이를 주방에서 씻겼습니다. (오른쪽) 윤슬이네가 새로 이사한 집의 화장실. 


슬이의 세상이 좁은 집에만 머무르지 않도록, 유아차도 지원했습니다. 엄마가 장애인센터나 병원에 갈 때 무겁지 않게 들고 다닐 수 있도록 최대한 가벼운 걸로 사달라는 의견을 반영한 것입니다. 날씨가 제법 따뜻해져 엄마는 윤슬이를 데리고 산책에 나섰습니다. 밖에 나온 게 좋은지 윤슬이의 얼굴에 신이 난 표정이 가득합니다. 유아차에 탄 윤슬이는 발을 흔들거리며 한참 주변을 구경했습니다.


(왼쪽) 유아차에 탄 윤슬이


세이브더칠드런은 윤슬이네에 아기 키우는 집에 꼭 필요한 기저귀와 물티슈, 우유, 아기 로션과 바디워시를 포함해 생필품과 식료품도 지원했습니다. 윤슬이가 입고 있는 옷도 후원자님께서 모아주신 후원금으로 새로 산 옷입니다. 하루에도 서너 번 갈아 입혀야 하는 아기옷을 잘 세탁하는 데 필요한 건조기도 구매해 설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트, 밥솥, 전자레인지, 커피포트, 이불, 아기 식기도 이번에 이사하면서 모두 새로 구비한 것들입니다.


(왼쪽) 윤슬이네 집 주방


환경이 바뀌면서 윤슬이 엄마에게도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윤슬이네를 사례관리하는 광주장애인가족지원센터의 사회복지사는 세이브더칠드런의 지원 이후 엄마가 윤슬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것들을 물어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아기 옷이나 새 욕조가 필요하다거나 물티슈나 기저귀가 떨어져 갈 때쯤에는 미리 사달라고 얘기하기도 하고요. 혼자서는 결코 감당할 수 없었던 삶의 무게를 함께 짊어져 주는 후원자분들이 윤슬이네 집에 희망이 되어준 것이 분명합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엄마가 윤슬이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키워낼 힘을 얻게 된 것은 후원자님의 도움 때문이었습니다.


(왼쪽) 윤슬이에게 지원한 기저귀와 유아 식기, 신발


걸음마를 떼기까지 아기는 수천 번 넘어진다고 합니다.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윤슬이도 수없이 넘어졌다 일어나기를 반복했겠지요. 시간이 흘러 윤슬이가 더 이상 넘어지지 않고 뛰어다닐 즈음에는 또 다른 부분에서 넘어지고 일어나야 할 일들이 생길 것입니다. 하지만 넘어져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걷는 연습을 계속해온 것처럼, 윤슬이는 앞으로 마주할 어려움을 계속 딛고 일어나면서 쑥쑥 커갈 것입니다. 




윤슬이가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여느 아이들처럼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함께해 주신 후원자님께 감사드립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윤슬이네 외에도 어려움에 처한 저소득가정을 위해 맞춤형으로 영유아용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상황과 열악한 환경으로 먹고, 자고, 씻는 가장 기본적인 생활조차 누리지 못하는 아이들이 단 한 명도 없도록,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아이들에게 더 나은 내일을 선물해주세요. 


※ 윤슬이 지원 내역

 

세부내역

 액(원)

주거비

주거보증금

20,000,000

공과금 및 관리비(2025년분)

2,400,000

주거환경개선비

주거환경개선비(가전, 가구 구매)

1,500,000

생계비

식료품, 생필품, 아동용품

3,500,000

 

27,400,000


※ 2024년 영유아 지원 내역 : 만 3세 이하 아동 356명 지원

 

세부내역

 액(원)

영유아용품
맞춤지원

기저귀, 장난감, 의복, 세탁용품, 세면용품, 물티슈 등

(영유아 1인 평균 약 187,360원 지원 X 356명)

66,700,000

 

66,700,000



글  한국화(커뮤니케이션부문)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저소득가정 아기들에게 꼭 필요한 기저귀, 분유, 옷, 장난감을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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