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가자 지구 아동에게 전쟁없는 삶을 살 권리를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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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권리선언문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가족을 잃고, 목숨마저 위험한 아동을 구하기 위한 외침이기도 했습니다. ‘재난 상황에서 아동은 최우선으로 보호 받아야 한다’는 선언을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70여 년간 지켜왔습니다.

전쟁 1년이 앗아간 3만 명의 미래

2023년 10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전쟁이 발발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만 최소 1만 4천 명의 아동이 사망했고, 2만 명이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 묻히거나 구금되거나, 가족과 떨어진 채로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살아남은 팔레스타인 아동들은 매일 아침 폭격 소리를 들으며 파편처럼 조각난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1953년부터 분쟁으로 영향받는 팔레스타인 아동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제공해 왔습니다. 작년 10월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도 가자 지구 인구의 80% 이상은 이미 생존을 위해 인도적지원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번 전쟁 직후, 가자 지구로 진입할 수 있는 국경 검문소가 닫히고 구호 물자와 인력 출입이 제한되면서, 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지원도 나날이 어려워지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세이브더칠드런은 현지에 상주하는 100명 이상의 직원 및 파트너 기관들과 함께 도움이 절실한 아동과 가족들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매일 생존과 안전을 위협받는 가자 지구 주민들을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은 식수, 식량, 위생용품, 침구류 등 생필품을 제공하고 현금을 지원했습니다. 또한, 공습으로 병원이 무너진 상황에서 의료 공백을 줄이기 위해 소아의료와 모자보건 전문가로 구성된 긴급의료팀을 파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심각한 식량 부족으로 급성영양실조에 걸린 아동이 없는지 검사하고 치료를 하거나 영양 보충제를 제공했습니다. 8월 소아마비 사례가 발견되자 10세 이하 아동 1,800명을 대상으로 소아마비 백신 접종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23년 10월 이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으로 피해입은 아동들을 지원하기 위해 약 830억 원(6,290만 달러)을 지원했으며, 이 중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약 4억 원(30만 달러)을 지원했습니다.

전쟁 속에 태어난 라나를 위해

라나(가명)는 세이브더칠드런이 지원하는 가자 지구 모자보건센터에서 처음으로 태어난 아기입니다. 라나의 어머니, 티마는 둘째인 라나를 임신한 채로 공습과 폭격을 피해 몇 번이나 거주지를 옮겨야 했습니다. 올해 4월 건강하게 태어난 라나는 생후 며칠이 채 되지 않아 패혈증으로 다시 병원을 찾았습니다. 라나의 가족이 깨끗한 물을 구하기 어려운 텐트에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세이브더칠드런 의료진의 빠른 치료와 꼼꼼한 검진으로 라나는 건강을 회복해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1년이 넘게 이어진 전쟁 속 아동은 매일 폭력과 위험에 노출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이들이 조각나버린 삶을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안전한 장소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며 일상을 이어갈 수 있게 지원했습니다. 아동들이 안전하게 휴식을 취하고 놀이와 공부를 할 수 있는 아동친화공간을 만들고,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와 분리된 아이들을 돌보고 상담을 제공하며 가족 또는 친척과 재결합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가족을 잃거나, 부상을 당하거나 구금을 경험한 아이들을 포함해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돌보기 위한 심리사회적 지원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교육이 완전히 중단된 가자 지구에서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임시학습공간을 만들어 수업을 진행하고, 교재와 학용품을 지원했습니다.


작년 7월에 라나를 임신했을 때까지만 해도
첫째 아이 때처럼 좋은 옷과 음식만
사주게 될 줄 알았어요.
첫째 때는 비타민도 챙겨먹고 건강한 음식만 먹었지만,
이번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아기를 위한 요람이랑 방도 전부 준비해두었죠.
지금은 텐트 생활이 아기에게 안전하지 않아서
걱정이 돼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아이를 지킬 거예요.
모든 것이 괜찮기를 바랍니다.

- 티마(가명, 2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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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지구 아동에게 전쟁없는 삶을

아동이 안전한 미래를 꿈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즉각적이고 완전한 휴전이 필요합니다. 전쟁의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물자와 인력이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는 인도적지원 접근 또한 확보되어야 합니다. 지난 1년간 세이브더칠드런은 전쟁으로 고통받는 아동들을 위한 휴전과 인도적지원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옹호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2023년 11월과 2024년 5월, 세이브더칠드런은 전 세계 200여 개 단체들이 함께하는 ‘글로벌 행동의 날’에 맞춰 휴전을 촉구하는 성명을 낭독했습니다. 아동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가장 먼저 보호되어야 하며, 우리는 모두 무고한 아이들의 생명과 권리를 보호할 책임이 있습니다.
재난으로 영향받은 이들을 돕기 위해서는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인도적지원 보고서 시리즈인 ‘인지고래’는 우리가 경청해야 할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습니다. 창간호인 <고립과 상처>는 지난 17년의 봉쇄와 무력 분쟁 속에서 가자 지구 아동들이 받아 온 정신적 상처를 생생하게 드러냅니다. 두 번째 호인 <무방비>에서는 이스라엘군에 의해 강제 구금을 당한 서안 지구 아동들의 증언을 다루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는 지금 지구상에서 아동에게 가장 위험한 지역 중 하나입니다. 우리 모두는 ‘재난 상황에서 아동은 최우선으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명시한 아동권리선언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마지막 한 아이까지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아이들은 모든 걸 봤습니다.
폭탄과 죽음, 시신을 전부 본 아이들을
더 이상 속일 수 없어요.
아이들은 전부 보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들은 이제 떨어지는 폭탄이 어떤 종류인지
소리만 듣고도 구분할 수 있어요.

- 와씸(가명)





구금된 아동들도 여전히 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고문을 당해서는 안 돼요.
우리의 교육과 미래는 보장되어야 합니다.
저는 그저 평화롭고 미래가 있는 삶을
원할 뿐이에요.
그런 삶을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할 거예요.

- 이사(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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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적지원팀 이지오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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